상하이 오쿠라 호텔

드디어 가든 호텔이 왜 특별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가든 호텔은 원래 프랑스인이 지어서 프랑스식 건축 양식을 띠고 있습니다. 이후 일본인이 경영했고, 현재까지도 일본 오쿠라 그룹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텔 내 레스토랑은 일식 위주이며, 밤에는 많은 일본인 투숙객들이 체크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로비 매니저였습니다. 로비 매니저는 대략 48세 정도로 보였는데,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있었고, 장학우(Jacky Cheung) 같은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그의 몸짓과 말투, 표정에서 홍콩 사람 특유의 기질이 느껴졌습니다. 매우 친절하고 예의 바르면서도 상하이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러한 특별한 문화 현상은 상하이의 오래된 5성급 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의 남자 직원들은 나이가 지긋한 분들일수록 모두 몸짓 하나하나에서 장학우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한 번은 로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을 때, 그곳의 직원분도 나이 지긋한 상하이 분이셨는데, 무척 친절했습니다. 이렇게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몸짓에서 홍콩 분위기를 풍기며 품격 있고 중년 신사의 느낌을 주는 상하이 남자 직원들은 정말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곳은 평화 호텔(Peace Hotel)입니다. 평화 호텔의 남자 매니저들도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접객을 담당하는데,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는 주윤발(Chow Yun-fat)을 연상시키며, 구두는 반짝거립니다. 저녁 재즈 음악이 어우러진 이 풍경만으로도 마치 극동의 옛 상하이 시대로 돌아간 듯 눈과 귀가 즐거웠습니다. 이러한 문화 현상 또한 일종의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