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터우주: 태호의 진주가 속삭이는 사계절

이른 아침의 위안터우주는 옅은 안개에 휩싸여 있고, 호수는 거울처럼 잔잔하며, 희미한 산색을 비춥니다. 위안터우주 정문으로 들어가 호숫가 작은 길을 따라 거닐면 발밑에는 이슬에 젖은 푸른 돌판이 있고, 귓가에는 태호의 물이 제방을 가볍게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곳에는 소란스러움은 없고, 바람이 갈대밭을 스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있을 뿐, 마치 태호가 나지막이 속삭이는 듯합니다. 봄날의 위안터우주는 분홍색입니다. 3만 그루의 벚꽃이 호숫가를 따라 수 킬로미터에 걸쳐 펼쳐져 있고, "장춘교" 둑의 벚꽃비는 바람에 흩날리며, 다리 아래 맑은 호수와 분홍색 꽃 그림자가 어우러져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장면 속에 있는 듯합니다. 저는 일부러 주말을 피해 왔지만, 여전히 붐비는 관광객들에게 밀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차라리 3층의 "벚꽃 계곡 전망대"에 올라 꽃바다 전체를 굽어보니, 비로소 소란스러움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한여름의 위안터우주는 시원합니다. 우리는 "중두천무"에서 뗏목을 타고 호수로 들어가는데, 수증기가 솟아오르는 가운데 멀리 보이는 선도는 어렴풋이 나타납니다. 사공은 오나라 노래를 흥얼거리고, 대나무 장대가 물을 찍는 소리에 백로 한 떼가 놀라 날아오르며, 날갯짓 끝에서 튀는 물방울이 햇빛 아래 무지갯빛으로 반사됩니다. 섬에 있는 도관의 소면 훈툰은 이번 여행의 뜻밖의 즐거움이 되었는데, 얇은 피에 신선한 고기가 들어 있고, 차조기 소스를 찍어 먹으니 시내 유명 맛집보다 훨씬 낫습니다. 늦가을의 "만랑권설"은 가장 기세등등합니다. 첸탕강 조수에서 보지 못했던 거센 물결을 이곳에서 만회할 수 있습니다. 광풍이 파도를 휘감아 호수 제방으로 덮쳐 옷깃을 적시지만, 가을날의 나른함도 씻어줍니다. 저는 "포잉오월" 석각 앞에서 오랫동안 발길을 멈췄는데, 태호의 물기로 젖은 푸른 이끼가 이 네 글자를 더욱 낡고 오래되게 보이게 합니다. 어스름이 질 무렵, 우리는 호숫가 민박에 묵기로 했습니다. 창문을 열면 태호의 숨소리가 벌레 울음소리와 함께 꿈속으로 스며듭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집주인은 갓 호수에서 건져 올린 흰 새우 훈툰을 가져왔는데, 뜨거운 국물에 떠다니는 파와 창밖의 아침 안개가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그 순간 비로소 위안터우주의 아름다움은 호수와 산의 풍경뿐만 아니라, 이 평범한 세상의 잠시 동안의 평온함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