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에서 맛보는 부드러운 훈제 치킨

양명산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죽자호였다. 시간은 마침 점심을 조금 넘긴 시각. 꽃보다 단고라는 말처럼, 먼저 배를 채우기 위해 안개에 둘러싸인 작은 레스토랑에 들렀다. 이날 날씨는 아직 흐리고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으며, 멀리 있는 산도 완전히 안개 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 하얗게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풍경이 어딘가 비일상적이어서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주문한 것은 훈제 치킨. 솔직히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지만, 한 입 먹는 순간 그 고소한 향기와 부드러움에 놀랐다. 겉은 은은하게 훈제된 향이 확실히 나지만, 속은 촉촉하고 즙이 많았다. 불필요한 양념은 되어 있지 않고, 치킨 자체의 맛이 서서히 퍼져 나갔다. 곁들여진 현지 야채 샐러드도 신선하고, 모두 아삭아삭하고 자연스러운 단맛이 있었다. 스프도 부드러운 맛으로, 차가운 몸을 서서히 따뜻하게 해주었다. 어느새 밖의 안개조차 편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관광지의 점심은 좋든 나쁘든 '추억의 일부'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날의 훈제 치킨은 확실히 '주인공'이 되어 주었다.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맛을 만나면 여행은 더욱 특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