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이 은빛 옷을 입고,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네요.

싼먼샤의 봄은 언제나 비틀거리며 찾아옵니다. 눈은 새벽에 내렸고, 납빛 구름은 황하를 덮고 음울하게 퍼져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드문드문 눈송이가 유리창에 부딪히며 '봄의 소리'를 연주하더니, 어느새 세상을 향해 쏟아지듯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겨울이 남기고 간 속삭임을 모두 쏟아붓는 듯했습니다. 아침이 되자, 플라타너스 가지에는 다시 하얀 매화가 가득 피었습니다. 털모자를 쓴 소녀가 투명 우산을 들고, 바람에 우산살이 흔들리며 땅에 배꽃처럼 눈송이를 흩뿌립니다. 차들은 모두 슬로우 모션처럼 움직이고, 타이어는 눈밭 위를 지나며 사각거리는 속삭임을 남깁니다. 가장 생생한 것은 교차로의 주황색입니다. 환경미화원의 빗자루가 아스팔트 위에 마치 광초를 쓰듯 움직이고, 빗자루 끝에 부서진 얼음 조각이 마치 정월 대보름에 춤추는 용의 수염 같습니다. 길모퉁이 아침 식사 가게에서는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주인아주머니의 빨간 목도리는 증기 속에서 떠오릅니다. "뜨거울 때 드세요"라는 외침이 참깨빵의 고소한 향과 섞여 유리창의 얼음꽃을 녹입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눈을 쫓아 뛰어다니고, 가방 지퍼에 걸린 테루테루보즈 인형이 흔들리며 6각형 별 조각들을 부수어 흩뿌립니다. 멀리 있는 고루의 붉은 벽은 눈으로 만든 왕관을 쓰고 있는데, 마치 찜통에서 갓 꺼낸 대추꽃빵 같습니다. 도시 전체가 하얀 항구에 정박한 듯, 붉은색과 녹색 신호등은 부서진 얼음 조각 속에서 왈츠를 춥니다. 가게의 간판은 눈 안개 속에 잠겨 수채화처럼 번집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배달 기사가 골목길로 들어서고, 바구니 속 도시락에서는 아직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마치 봄의 온기를 가득 담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