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역사를 말하다

잘츠부르크: 도시로 역사를 말하다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로, 전체 도시가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하루를 보내며 느낀 것은 도시 그 자체가 역사라는 점이다. 잘츠부르크는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완전한 과거를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여전히 고대 건축물 속에 보존되어 있다. 산꼭대기에 우뚝 솟은 성채는 그 중의 전형적인 예이다. 그 위치가 이미 그것이 산 아래 평민들과 대립하는 태도를 설명해 준다. 검은 대포들이 평민 거주 지역을 겨누고 있으며, 높은 성벽은 분노한 민중의 외침을 차단한다. 엄격한 요새 안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종교 지도자와 지방 영주의 우아한 생활이 펼쳐진다. 소금 광산과 무역으로 시작된 이 중세 명도시는 정교일치의 독재자를 만들어냈으며, 이익을 손아귀에 꽉 쥐고 있었다. 중세 신권과 왕권의 첫 대결에서 잘츠부르크는 로마를 선택했다. 700년 후, 30년 전쟁의 막이 오를 때, 풍파를 겪은 잘츠부르크는 중립을 선택했고, 바로 그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이 고도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본 잘츠부르크를 대표하는 색깔로 하나를 꼽자면, 그것은 하얀색조의 도시다. 멀리 있는 하얀 구름과 눈 덮인 산, 가까이 흐르는 강과 도시 중심의 건물들은 마치 녹색 계곡 속에 뿌려진 일련의 진주처럼, 조화롭고 우아하며 단조롭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바로크 양식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곳곳에서 르네상스는 물론 중세의 향기가 배어나오고, 이것이 아마도 전체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고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