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황초암～

손가락을 튕기니 또 한 해가 지났습니다. 작년 초겨울에 황초암에 왔을 때는 여전히 폐허 같은 모습이었지만, 올해 입동이 지나 다시 방문하니 생기가 넘치고 푸르름이 가득했습니다. 황초암은 청도시 대맥도촌 북부 부산 남록에 위치하며, 명나라 영락 연간에 처음 세워졌고, 황초 언덕에 자리 잡아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처음에는 명대 진사 황작부가 은거하며 황초암이라 불렀고, 후대에 확장되어 정전, 삼관전, 낭낭전, 칠신전, 염왕전, 관제전 등 6개의 전각과 1개의 문으로 이루어진 회자형 건축군을 형성했습니다. 매년 정월 십육일 사당제에서는 용춤, 죽마놀이 등 민속 행사가 유명합니다. 청말 독일 점령 시기에는 ‘청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석’으로 불리며 정월 십육일 사당제 등 민속 기억을 간직했습니다. 이후 역사적 변천과 마을 주민들의 습관으로 인해 이름이 다시 ‘황초암’으로 복원되었고, 암내에는 명대 은행나무 세 그루가 있으며, 암 동쪽에는 신수천 등 샘터가 있습니다. 1998년에는 노산구 문화재 보호 단위로 지정되었으나, 오랜 세월 방치되어 쇠퇴하고 폐쇄되었습니다. 민간의 요청에 따라 부산 삼림공원 계획과 연계하여, 황초암은 2021년 복원 정비 계획에 포함되어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옛것을 옛것처럼 수리한다’는 원칙을 따르며 역사적 풍모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받는 암내의 세 그루 고대 은행나무(수령 약 520~630년)도 복원과 보호를 마쳤습니다. 현재 황초암은 공식적으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세 그루의 큰 은행나무가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하늘을 가리고 있습니다. 황금빛 은행잎이 고목에 금색 가사를 입힌 듯하며, 암내에는 낙엽이 가득 깔려 있습니다. 고목과 황초암이 600여 년을 함께해온 모습은 슬픔과 기쁨의 이야기를 전하는 듯하며, 세상의 변화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지금 황초암 주변에는 수십 그루의 은행나무가 심어져 새싹이 황금빛으로 생명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산들바람이 불면 황금빛 은행잎이 고암 주변에 느긋하게 흩날려 신령을 감탄하게 하고, 우리 눈을 아름답게 합니다. 해가 저물 무렵, 아쉬운 마음으로 황초암을 떠나면 황초암은 점점 푸른 산림 속에 가려지고, 황금빛 은행잎은 빛을 거두어 고요해집니다. 아마도 ‘삶의 모든 찬란함은 결국 고독으로 갚아야 한다’는 말처럼, 황초암도 예외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