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장의 겨울, 숨 쉬는 오래된 나무집에 머물다

북쪽은 이미 만리빙봉이라 들었지만, 리장의 겨울은 신이 가장 쾌적한 따뜻한 색으로 조절해 놓은 듯합니다. 보심운사·문원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걸 알게 됩니다. 공기 중에는 청량한 단맛이 감돌고, 그것은 햇빛이 나시족의 오래된 나무에 닿아 퍼지는 건조한 향기입니다. 이곳의 건축물은 마치 땅에서 자라난 것 같습니다. 거친 원목 기둥은 가장 본연의 결을 드러내며, 마치 노인의 손바닥 주름처럼 차분하고 따뜻합니다; 흙벽은 소박한 질감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노출 콘크리트 바닥과 신비롭게 공존합니다. 겨울 햇살은 이곳에서 가장 관대한 선물입니다. 사합원 안뜰의 천정에서 쏟아져 내려, 아낌없이 마당 전체를 가득 채웁니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양모 담요가 깔린 등나무 의자를 골라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릴 수 있습니다. 햇살이 따뜻하게 몸을 감싸고, 스웨터 섬유를 뚫고 미세하게 차가운 손끝까지 스며듭니다. 손가락 옆에는 갓 우려낸 디엔홍 차 한 잔이 있고, 차 잔 속 차빛은 호박빛으로 반짝이며, 김과 햇살이 어우러져 올라갑니다. 가끔 미풍이 복도 아래를 스치지만 전혀 춥지 않고, 멀리서 매화의 은은한 향기만을 가져옵니다. 마당에는 동백꽃이 한창 피어 붉게 물들어 푸른 하늘과 대조를 이룹니다. 당신은 빛과 그림자가 오래된 나무 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이 구체적인 형태와 무게를 가진 듯 느낍니다—더 이상 숫자가 아니라, 햇살이 한 기둥을 타고 오르는 데 걸리는 완전하고 쾌적한 오후입니다. 이곳에서 겨울은 견뎌야 할 혹한이 아니라, 햇살과 나무 향기, 꽃 향기에 감싸인 긴 포옹입니다. 따뜻한 겨울의 리장은 보심운사의 오래된 나무집에서 손에 닿을 듯한, 단단한 행복으로 연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