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장, 한 번 와보면 두 번째 방문을 계획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지난주에 이틀 동안 연속으로 강도 높은 일을 마치고, 셋째 날 아침에 바로 비행기 표를 예약해 리장으로 직행했다. 공항을 나서는 순간, 가득 펼쳐진 맑고 푸른 하늘과 마주쳤다—마치 물로 씻은 듯 눈부시게 푸르다. 오후에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핸드폰만 들고 고성 안을 목적 없이 헤매며 세 시간이나 걸었다. 발밑의 돌길은 따뜻하게 햇볕에 데워져 있었고, 햇살은 무심하게 그 위에 내려앉아 부드러운 빛을 반사해 마치 부서진 금가루 위를 걷는 듯했다. 거리 모퉁이 나시족 할머니의 청동 방울 가판대 앞에는 다양한 청동 방울들이 걸려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방울 소리가 딩동딩동 부딪혀 맑고 청아하게 울려 퍼져 햇살마저 부서진 조각으로 두드리는 듯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줄기는 쏴아아 흐르고, 가끔 분홍빛과 흰 꽃잎 한두 장을 실어 돌다리 밑을 느긋하게 지나가며 여유로운 기운을 품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누군가 몰래 느리게 맞춰 놓은 듯, 갑자기 0.5배속으로 조절된 것 같다. 이전의 빠른 생활 속에서 쌓인 불안과 긴장은 햇볕에 천천히 녹아 부드러워진 아이스크림처럼, 사방 광장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조금씩 녹아 돌길 틈새로 스며들어 사라졌다. 저녁 무렵, 하늘에 가느다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크진 않지만 촘촘하게 내리며 고성 전체가 점차 수묵화처럼 젖어들었다. 청회색 처마와 벽은 빗속에서 온화한 빛을 띠었다. 사방 광장의 등불이 하나둘 켜지자 빗방울이 주황빛 광환을 흐릿한 따뜻한 무리로 물들여 멀리서 보면 빗속에 떠 있는 별처럼 보였다. 숙소로 걸어가던 중 갑자기 배낭 속 핸드폰에 아직 답장하지 않은 업무 메시지가 몇 개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지금 이 순간 누가 신경 쓰겠는가? 그냥 조용히 읽지 않은 목록에 두고, 이 리장의 바람이 마음을 더 부드럽게 불어줄 때까지 기다리자. 이런 곳이라면, 또 다시 오고 싶지 않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