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샤오치콩｜계절을 푸른 시 속에 담다

석판 다리는 600년의 달빛을 짊어지고​ 이끼는 벽돌 틈새에 촉촉한 시를 가득 적고​ 대나무 뗏목은 비취빛 거울면을 가르며​ 은빛 파동을 놀라게 하네​ 와룡담 폭포는 늘어진 비단 장막 같고​ 물안개가 속눈썹을 스칠 때​ 산바람이 나무 그림자의 편지를 읽는 소리가 들려​ 원앙호는 하늘을 부서진 잔물결로 만들고​ 연잎마다 별빛 한 알을 품고 있네​ 라야 폭포가 품에 부딪히는 순간​ 모든 무더위가 부서진 거품이 되고​ 수상 숲의 뿌리는 시냇물을 감싸고​ 맨발로 시원한 마음을 밟으며​ 이끼가 발목을 간질이네​ 칠공교 다리 구멍에는 일곱 개의 달이 박혀 있고​ 하나는 물속에 잠기고​ 하나는 대나무 끝에 걸려 있으며​ 나머지 다섯 개는​ 배낭 속 사진과​ 뜨거운 심장 박동 속에 숨겨져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