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티베트 여행 후기

천국에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서 자신과 화해하다. 그 해, 나는 티베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풍경을 보기 위해서도, 성지순례를 위해서도 아니었다. 단지 도망치고 싶었을 뿐이었다. 너무나도 슬펐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죽음은 내 인생에서 가장 깊은 애착을 가져갔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평소처럼 살아보려 했지만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고요한 밤이 두려웠고,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불안했으며,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이 무서웠다. 어디에 있든 마음속에는 항상 하나의 빈 공간이 있었고, 그 공간은 소리 없이 외쳤다. 그 시절, 나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던 어느 날, 내 마음속에서 반복적으로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라. 억눌려 있던 자신을 찾아라." 그렇게 나는 티베트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라싸의 햇살은 투명할 정도로 밝았고, 포탈라궁은 시간과 신앙을 응축한 듯 고요히 서 있었다. 나는 마지아미의 모퉁이에 서서 끊임없이 회전하는 기도 바퀴를 보았다. 티베트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경문도, 여행자들의 눈에 비친 혼란도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소원을 빌지도, 원망하지도 않았다.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조용히 말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괜찮아." 그리고 나무초를 지나며 바람 속에서 반짝이는 호수를 보았을 때, 마치 그리움의 눈물처럼, 나는 깨달았다. 어떤 슬픔은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지만, 그것을 놓아둘 수는 있다는 것을. 티베트는 치유의 약이 아니었다. 단지 나에게 상처를 정직하게 마주할 공간을 주었고, 자신의 연약함을 솔직히 인정하며, 강한 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했다. 이번 여행은 이별이 아니라 연결이었다. 떠난 이와의 연결, 그리고 내 마음과의 연결. 나는 그 고원 아래 푸른 하늘 아래에서 흘렸던 눈물, 말할 수 없었던 그리움, 그리고 그렇게 간절히 나아지기를 원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어쩌면 천국은 정말 멀리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