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의 척추, 눈보라의 경계──라지산구

라지산구는 해발 3,800미터가 넘는 높이에 위치하며, 칭하이와 티베트 지역으로 통하는 관문입니다. 차량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기압이 점차 낮아지고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산구에 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오직 광활하고 웅장한 대자연뿐입니다. 이곳의 날씨는 변화무쌍하여, 순식간에 흰 안개가 몰려들고, 눈선이 가까워지며 하늘과 맞닿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라지산구는 단순한 지리적 경계가 아니라, 정신과 자연이 만나는 교차점처럼 느껴집니다. 바람 속에 서서 멀리 이어지는 산맥과 초원을 바라보면, 인간의 미약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바람에 펄럭이는 경전 깃발은 여행자를 배웅하고, 하늘과 대지를 위해 기원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곳은 화려한 장식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가장 순수한 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라지산구는 용기 있는 자와 사색하는 자의 마음속 성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