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 푸위안시～푸위안 야경】

헤이룽강의 물은 푸위안시 변두리에서도 여전히 그렇게 검푸르다. 어떤 이는 물빛이 먹물 같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런 모습일 것이다. 나는 강가에 서서 그 물을 바라보니, 마치 흐르지 않고 굳어버린 거대한 흑옥 같아 하늘 빛과 구름 그림자를 모두 삼켜버린 듯했다. 밤이 깊어갈수록 강가의 등불이 하나둘 켜진다. 그리 밝지도 많지도 않아,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모습이 마치 누군가가 무심코 뿌려놓은 금가루 같다. 강가의 버들나무 가지가 늘어져 미풍에 살랑거리며, 그 그림자가 강물에 비치면 검푸른 물에 통째로 삼켜져 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다. 관광객은 많지 않아, 두세 명씩 모여 조용히 이야기를 나눈다. 한 노인이 돌계단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꽁초의 붉은 빛이 어둠 속에서 깜빡이며 물에 비치니 마치 두 개의 별이 되었다. 가끔 멀리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는 무겁고 길게, 마치 강바닥에서 떠오른 한숨 같다. 강 건너는 러시아 땅으로, 캄캄한 어둠 속에 희미하게 몇 개의 등불이 보일 뿐, 이쪽보다 더 드문드문하다. 한 줄기의 경계 강, 두 나라의 영토지만 물은 똑같이 검푸르고 밤도 똑같이 고요하다. 나는 돌난간 곁에 서 있다가 문득 한 마리 물새가 강을 스치며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날개 짓으로 내는 미세한 소리는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이 밤, 이 강물은 마치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이랬을 것 같다. 사람들은 오가지만 강은 여전히 흔들림 없이 제자리에 있다. 밤이 더 깊어지며 바람에 실린 수증기가 서늘함을 더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고, 뒤에 남은 헤이룽강은 여전히 묵묵히 흐르며 모든 빛과 소리를 그 무저갱 같은 어둠 속으로 삼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