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출발 반시간, 강소호 천선 후원
“푸른 산 하나가 구름과 비를 함께하고, 밝은 달은 어찌 두 고향일 수 있겠는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천 리 밖의 강남 작은 도시가 항저우와 차 한 잔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항저우 동역에서 출발해 약 30분의 고속철만 타면 항소평원을 가로질러 도시의 숲을 뒤로하고 푸른 산야의 품에 안길 수 있다. 여요북역의 역명판이 선명히 눈앞에 들어오면, 당신의 마음은 이미 이 절동 작은 도시의 일상 속에 흠뻑 빠져 있다.
🌆반 도시 산수, 8천 년의 문맥
여요역은 옛 도심의 중심에 숨겨져 있다. 승강장을 나서면, 계위교의 다섯 개 석조 아치가 마치 긴 무지개가 물결 위에 누운 듯하고, 도광 연간의 석조 조각 무늬가 햇빛 아래 선명히 드러난다. 삼륜차에 올라 “가실래?”라는 오어 억양의 말 한마디가 순식간에 당신을 느린 시간 속으로 끌어들인다.
서쪽으로 10분 걸으면 왕양명의 고거의 흰 벽과 검은 기와가 조용히 펼쳐진다. 성화 8년(1472년), 왕운(후에 수인으로 개명)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할머니가 “상서로운 구름이 아이를 데려온 꿈”을 꾸어 이곳을 ‘서운루’라 불렀다. 지금은 정원 안 은행나무가 우산처럼 우뚝 서 있고, 나무 그림자 사이로 ‘치량지’의 천년 여운이 아직도 울려 퍼지는 듯하다.
용천산은 도시 속 천연 분경으로, 정상까지 15분이면 오른다. 주순수 기념당의 나무문이 삐걱 열리면, 명말에 일본으로 건너간 대유학자 초상화가 정당에 높이 걸려 있다. 산속 여요박물관에는 하무두의 탄화된 벼가 7천 년간 고요히 누워 있고, 우리가 새콤달콤한 양매를 맛볼 때, 이 땅이 문명을 키운 지 8천 년이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명 깊은 곳, 지질 서사시
201번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을 오르면, 사명산의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가 구름과 안개 속에 아른거린다. ‘십자바지’ 나무 팻말이 보이면, 당신은 이미 사명산 깊은 비경에 도착한 것이다.
여기는 지질학적 경이로움이 모인 시편이다. 단산 적수의 적갈색 암벽은 백악기 지각 운동의 걸작으로, 절벽에는 동굴이 많고 폭포가 쏟아져 에메랄드 같은 연못에 떨어진다. 지질학자들은 사창암의 단하 지형이 강남에서는 드물다고 말하며, 붉은 절벽이 석양에 비치면 불꽃처럼 타오르기에 현지인들은 이를 ‘화염산’이라 부른다.
초여름에 산에 들어가면 양매가 당연히 주인공이다. 삼칠시장 과수원에서 마가목 양매가 검푸르게 빛나며 무겁게 가지를 눌러 구부린다.
🍜입맛 돋우는 시간, 혀끝의 요강
어스름이 요강을 감싸고, 옛 도심의 미각 신경이 서서히 깨어난다. 북빈강로를 따라 산책하면, 황어면의 신선한 향기가 나무 창살 사이로 스며 나온다.
하기면관의 화덕 앞에서, 장인이 능숙하게 두 마리 작은 황어를 끓는 국물에 넣으면, 생선 살이 열리듯 말려 꽃잎처럼 피어난다. 우유빛 진한 국물에는 설중홍 짠지가 떠다닌다. 한 그릇 40위안의 가격은 소박하고 친근하며, 건륭제 시대부터 이곳에 뿌리내린 동해의 맛을 맛본다.
사치를 부리고 싶다면 ‘신선하게 온’ 최고급 황어면은 꼭 일부러 찾아갈 만하다. 가게는 3근 야생 대황어를 사용하며, 아가미 아래 두 조각 마늘살만 취해 간장으로 맛을 내어 신선함이 머리를 찌른다. 사장님은 따뜻한 수건을 정성껏 건네며 “생선 머리는 마지막에 먹어야 해요, 신선한 맛이 다 거기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기름에 튀긴 새우와 백절계와 함께라면, 창밖 요강 물소리가 졸졸 흐르고, 잠시 1989년 대만 상인이 ‘아시아 제일 면’을 먹으러 몰려들던 번화한 광경으로 돌아간 듯하다.
심야의 아강 소고기 맛집은 여전히 북적이고, 소뼈 냄비가 숯불 위에서 끓으며, 소심관은 바삭하고 부드럽고, 소알은 폭신하다. 현지 식객들은 한 잔 황주를 들고 여요어로 담소를 나누는데, 서진 《식진록》에 기록된 이곳의 음식 풍습 이후, 여요인의 냄새 나고 썩은 술 취한 식문화 철학은 이미 혈관 속에 스며들었다.
📅주말 이틀, 산야와 일상이 만나다
🌅아침 햇살 미미할 때: S2205번 도시철도를 타고 여요역에 도착(항저우 남 7:58 출발, 9:47 도착), 삼륜차로 왕양명 고거로 이동. 용천산에 올라 중천각을 방문, 왕양명이 이곳에서 3년간 강학했으며, 돌계단의 이끼는 진한 서권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때: 201번 버스를 타고 곧장 사명산으로. 10월이면 십자바지에서 금전송을 감상하고, 6월이면 삼칠시로 돌아가 양매를 수확한다. 지질공원의 현무암 대지는 언제나 당신을 환영하며, 단산 적수의 노을은 감주 한 잔과 가장 잘 어울린다.
🌃불빛이 켜진 후: 옛 도심으로 돌아가 죽행롱으로 직행. 검란원의 매간채 구운 고기는 윤기 있고 유혹적이며, 매천장 찜 고기말의 독특한 향기는 영혼을 사로잡는다. 식사 후 요강을 따라 산책하면, 계위교의 등불이 물에 비치고, 700년 전 달빛과 다시 만난다.
📌팁: 소장용 주말 가이드
🚇교통: 항저우에서 여요까지 고속철이 매일 여러 편 운행; 닝보에서 여요까지 도시철도는 QR코드로 탑승 가능하며, 닝보 출발 시간은 7:27 - 19:15(막차 S2214 18:40), 여요에서 닝보로 돌아오는 시간은 6:38 - 18:01(막차 S2103 17:19).
🏠숙박: 옛 도심에서는 요강변 민박 추천, 창문을 열면 고대 다리가 보임; 사명산에서는 ‘대락지야·곡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270° 무적 산경과 무한 수영장을 갖추어 구름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기념품: 양매 시즌(6월)에는 마가목 우매를 놓치지 말고, 양매 시즌이 아닐 때는 시골 아가씨 절임과 육부 두수당을 구매하면 빠른 국과 다과가 모두 준비된다.
귀로의 S2211번 도시철도는 14:38에 정시에 출발하며, 창밖 논밭은 새싹이 돋고, 손에 든 하기사의 황어면 국물은 여전히 향기를 풍기고, 양매의 자주빛 즙이 휴지에 스며든다. 옆자리 할아버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여극을 흥얼거리며, 노래 가사는 사명산 바람과 함께 살며시 귀를 스친다. 여요역은 점점 멀어져 시야 속의 먹점으로 줄어들고, 혀끝의 신선한 맛은 입안에서 계속 퍼진다. 이른바 ‘입맛을 돋우는 것’이란, 일상으로 길을 삼고 산수로 폭을 삼아 몸과 마음을 이 맛, 이 경치, 이 생각 속에 잘 안착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