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도시, 보은

터미널에서 나와 둘러본 보은의 첫인상은 '시간이 멈춘 도시'였다. 편의점 하나 없는 도로에는 '매일수퍼', '해태수퍼'같은 나이 지긋해 보이는 동네 슈퍼가 자리하고 있었고, 물을 사기 위해 들어갔던 슈퍼 안에는 '콜라독립! 815 콜라!' 광고가 붙어있는 냉장고와 럭키금성에서 만든 계산대 금고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법주사로 향하는 길에는 유리창에 먼지가 낀 관광호텔과 주인 없는 오락실, 네온사인으로 중무장한 '나이트크럽'이 차례로 나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동네 전체를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의 세트장으로 써도 될 정도. 알고보니 이곳 근방은 80~90년대 전국 중, 고등학교들의 단골 수학여행지였다고 한다. 전국에서 물밀 듯이 몰려드는 학생들로 호황을 누렸던 이곳.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곳으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교들은 하나둘 줄어들기 시작했고, 하나둘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향하면서 이런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 풍경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마을이 잘 나가던 그때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속리산 초입의 건물들, 마을이 잘 나가던 속칭 '리즈시절'을 회상이라도 하는 걸까? 속리산 등산로 초입에 그려져 있는  슬로건이 왠지 모르게 외로워 보였다. #안전여행 #국내여행 #보은여행 #인생여행지 #인생샷명소 #korea #jh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