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넘는 순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고도의 변화와 머나먼 땅의 향기를 실어 날랐습니다. 그때 저는 여행의 깊이란 곧 영혼의 깊이와 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자아를 얼마나 깊이 경험에 쏟아붓느냐에 따라 그 기억이 얼마나 오래도록 남을지가 결정되는 것이죠. 저는 여행 중에 속도를 늦추고, 심지어 멈춰 서서 풍경이 제 온몸에 스며들도록 하는 데 익숙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만족하지 않고 말이죠. 한번은 온몸이 흠뻑 젖은 채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걸었는데, 해질녘 하늘을 가득 채운 쌍무지개를 보았습니다. 그 경외감은 마치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빛나게 된 은화처럼, 떠올릴 때마다 다시금 되살아납니다. 여행의 깊이란 바로 이 순간을 영원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평범한 오후를 결코 완전히 이야기할 수 없는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주는 것이죠. 언덕을 넘을수록, 진정한 언덕은 바깥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려움, 편견, 그리고 습관들이야말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인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장애물들을 넘어섰을 때, 돌이켜보니 한때는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난관들이 풍경 속 우아한 곡선으로 변해 내 기억에 풍성한 층을 더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