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두 번째 방문
설날에 갑자기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고, 여러 곳을 찾아본 끝에 결국 제주도로 정했습니다. 작년에 주상절리대로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른 리조트가 기억났습니다. 개방형 정원과 독특한 풍경,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죠. 찾아보니 서귀포시에 있는 씨에스 호텔이었고, 다행히 빈방이 있었습니다. 가격도 적당해서 바로 이 호텔로 정했습니다. 그렇게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5일 후에 출발했습니다.
이번에는 주로 서귀포 근처에서 머물렀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바다를 감상하고 색다른 음식을 맛보았습니다. 겨울 제주도는 사람이 적어 매우 조용했습니다.
씨에스 호텔 자체가 관광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소개를 보니 많은 한국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호텔의 각 객실은 독립된 건물로, 외관은 전통 초가집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출입할 때 열쇠를 사용해야 해서 꽤 복고적인 느낌이었죠. 전체 호텔은 개방형 정원 같았습니다. 겨울이라 나무들은 가지만 남아있었지만, 여전히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숲속 오솔길과 크고 작은 해변 전망대가 어우러져 사진 찍기에 완벽했고, 혼자 조용히 산책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올레길'이 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로, 총 27개 코스가 있어 도보 여행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씨에스 호텔 근처에도 한 코스가 있었는데, 사실 작년에 왔을 때 이미 걸어봤었습니다. 당시 천제연폭포에서 주상절리대까지 걸어가다 우연히 발견한 길이었죠. 매우 조용했고, 처음에는 산 위를 걷다가 양옆으로 울창한 식물들과 땅까지 늘어진 덩굴을 지나 산을 내려가면서 서서히 바다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앞으로 걸어가며 바다를 내려다보니 시야가 트이면서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이번에는 우연히 또 다른 아름다운 곳을 발견했는데, 바로 쇠소깍이었습니다. 저녁에 올레시장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 전에 조금 더 가까운 해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도착했을 때는 이미 5시 가까이 되었고, 내리자마자 나무 데크길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올레길일 거라고 생각했고, 경치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역시나 데크길로 들어가니 나뭇가지 사이로 산골짜기에 둘러싸인 에메랄드빛 물이 보였습니다. 관광객들이 나무 뗏목을 타고 계곡 사이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뗏목을 타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날이 저물어 이미 끝난 후였습니다. 계속 앞으로 가니 바다와 만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검은 모래해변으로, 크고 작은 돌들이 많았고 바다 가까이의 돌들은 큰 해초로 덮여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돌을 보면 쌓아올리지 않을 수 없어서, 여기서도 돌탑을 쌓으며 행운을 빌었습니다! 해변을 따라 걸으며 파도 소리를 들었는데, 해풍이 조금 추웠습니다. 다행히 근처에 카페가 있어서 추워지면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마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잠수함도 체험해봤습니다. 서귀포 잠수함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두에서 셔틀보트를 타고 잠수함으로 이동하고, 사진 촬영 후 승선, 좌석 배정, 잠수 등 모든 과정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유일한 아쉬움은 겨울이라 수중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적었다는 점입니다. 산호와 물고기 무리를 보긴 했지만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배에서 선원들이 모두에게 새우깡을 나눠준 것이 놀라웠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한 간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갈매기를 먹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 개를 손에 들고 배 가장자리로 들어 올리면 갈매기가 급강하해서 물어갔습니다. 결국 해상의 모든 갈매기가 배 주위를 맴돌았고, 그 장면이 매우 장관이고 즐거워서 나중에 슈퍼마켓에서 새우깡을 볼 때마다 그때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부두 옆에는 서귀포 새섬이 있었는데,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석양 아래에서 한쪽으로는 웅장한 바다가, 다른 한쪽으로는 조용한 어항이 보였고, 이런 우연히 마주친 아름다운 풍경이 항상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