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야광: 제주도 산양큰곶의 반딧불이 비밀 장소
6월, 제주도에는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특별한 빛이 있습니다. 낮에도, 세상의 불꽃놀이에도 속하지 않는 빛입니다. 오직 밤이 되면 산양 큰엉곶의 고요한 숲속에서 조용히 피어납니다.
낮에는 숲길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햇살이 푸른 길 위로 비스듬히 비추고, 나뭇잎들은 따스한 빛으로 빛납니다. 그 순간, 밤이 되면 이 평범해 보이는 숲이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해질녘, 하늘은 은은한 황금빛으로 물들고, 우리는 조용히 기다립니다. 해 질 녘의 잔광 속에서, 마치 동화 속 세상으로 들어가는 듯한, 알 수 없는 의식 같은 느낌이 마음속에 솟아오릅니다. 행사 시작 20분 전, 우리는 일찍 모였습니다. 어떤 소음도, 어떤 재촉도 없이, 오직 밤에만 느낄 수 있는 기적을 기다리는 듯 고요한 기대감만이 가득했습니다.
숲에 들어서자 모두 불을 끄고 휴대전화와 말을 내려놓은 채, 오직 눈과 마음으로만 이 어둠 속에서 곧 일어날 기적을 느꼈다. 너무나 고요해서 내 숨소리와 발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숲은 너무 어두워서 길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어둠에 서서히 적응해 가는 와중에 작은 별처럼 첫 번째 빛이 갑자기 밝아졌고, 그 뒤를 이어 더 많은 빛점들이 숲 속을 천천히 떠다니며 가볍게 춤을 추었다.
그들은 밤의 전령, 조용히 피어나는 자연의 시였다.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주변을 깜빡이며 뛰어다녔다. 아주 희미한 빛이었지만, 마치 숲 전체가 불에 탄 듯 눈부셨다. 인공적인 불빛도, 포착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도 아니었다. 직접, 침묵 속에서 봐야 할 빛이었다. 속도를 늦추고 침묵을 지키는 자에게만 허락된 빛이었다.
그날 밤, 저는 그 밤의 사진을 한 장도 남기지 않았지만, 가장 생생하고 충격적인 사진을 남겼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작은 생명들이 온 힘을 다해 빛나려 애쓰며 서로를,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산양 큰곶의 반딧불이는 일 년에 단 한 번, 6월 한 달 동안만 잠깐 나타나 약속대로 나타났다가 조용히 사라집니다. 꿈처럼, 환상처럼,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처럼, 덧없이 사라지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주소: 산양 큰엉곳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956-6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956-6
💰입장료: 1인 10,000원
🕰️참여 시간 및 날짜: 2025.06.05-2025.06.30
첫 공연은 오후 8시, 마지막 공연은 오후 9시 20분이며, 매일 밤 9회 공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