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 벚꽃 3일: 산과 바다, 인문학이 어우러진 봄 순례
벚꽃은 봄의 속삭임이며, 하코다테의 산과 바다 사이에서 각 꽃잎은 바다 안개와 아침 햇살에 젖어 있습니다. 이 항구 도시는 서양의 유풍과 동양의 고풍을 벚꽃색에 녹여 연분홍색과 옅은 흰색의 두루마리를 엮어냅니다.
첫날은 고료카쿠로 가서 별 모양의 성곽이 수천 그루의 왕벚나무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탑에 올라 내려다보면 요새는 분홍색 구름 바다에 떨어진 훈장으로 변합니다. 해자에는 낙화가 물을 따라 흐르고, 나무 다리 옆에서는 우산을 든 관광객들이 천천히 걸어갑니다. 모퉁이를 돌면 기모노를 입은 소녀를 만나는데, 옷자락과 늘어진 가지가 바람에 함께 흩날리고, 봄의 기운이 주름에서 흘러나옵니다.
다음 날 아침 햇살이 하코다테산을 비추면 하코다테 공원까지 걸어갑니다. 수백 년 된 수양벚나무가 거대한 꽃 돔을 펼치고, 나무껍질은 노인의 손처럼 갈라져 나무 전체의 아름다움을 받쳐줍니다. 오후에는 노면 전차가 딸랑거리며 모토마치 언덕길을 지나가고, 하치만자카 끝에서는 벚꽃과 수평선이 맞닿습니다. 저녁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면, 황혼 속에서 수천 개의 불빛이 점차 켜지고, 밤 벚꽃은 유리빛 후광 속에서 반투명하게 떠다니며 마치 하늘의 거리가 드리운 구슬 발과 같습니다.
셋째 날은 유노쿠라 신사로 향합니다. 참배길의 돌계단은 옅은 붉은색으로 덮여 있고, 오래된 종소리에 참새들이 놀라 날아오르며 날갯짓할 때 떨어지는 꽃잎이 아침의 향불 속으로 흩어집니다. 오후에는 가나모리 붉은 벽돌 창고를 거닐면 바닷바람 냄새가 벚꽃의 달콤함과 섞여 벽돌 틈새로 스며듭니다. 카페를 찾아 앉아 유리창 밖으로 얼룩덜룩한 꽃 그림자를 감상하고, 컵 속의 라떼에는 소금에 절인 벚꽃이 떠 있습니다.
3일은 짧지만 하코다테의 봄을 기억 속에 새기기에는 충분합니다. 이곳의 벚꽃은 교토처럼 짙지는 않지만 바닷바람에 씻겨 특별한 맑음을 자아냅니다. 마지막 꽃잎이 쓰가루 해협에 떨어질 때, 별 모양 성의 그림자, 언덕길 끝의 햇빛, 그리고 밤 벚꽃과 등불의 속삭임은 언젠가 봄바람이 다시 불 때 마음속 부드러운 간지러움으로 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