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국 서부 로드 트립의 추억
2018년, 제 기억 속에 아직도 햇살과 자유로움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시절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와 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하여 북쪽으로 샌프란시스코까지 차를 몰고 간 후, 네바다 사막을 건너 라스베이거스와 애리조나의 앤털로프 캐니언까지 이어지는 또 다른 로드 트립을 떠났습니다.
이 여행은 오랜 세월 만에 처음으로 시도한 로드 트립이었지만, 동시에 말없는 이별이기도 했습니다.
그때쯤 우리는 둘 다 직장에 나갔고, 그는 제 둘째 누나와 결혼하여 어린 시절 친구에서 처남으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는 변함없이 소중했습니다.
여행은 그가 카지노에서 받은 선물, 즉 무료 항공료와 호텔 숙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자, 우리는 미국 서부를 탐험하는 남성 투어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하여 명예의 거리, 차이니스 극장, 돌비 극장을 지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들러 스릴 넘치는 재난 시뮬레이션을 체험했습니다. 저녁에는 산타모니카 해변을 산책했습니다. 66번 국도 종착역 표지판을 보니 인생의 중요한 이정표에 다다른 것 같았습니다.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캘리포니아 1번 고속도로를 탔습니다. 말리부에서 시작해 절벽과 파도를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이 고전적인 태평양 연안 도로는 걷다 보면 어느 마을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사진을 찍을 기회를 얻을 만합니다. 산타바바라, 카멜, 빅서 등 어느 마을이든 서두르지 않고 바닷바람을 따라가며 옛 록 음악을 감상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니 날씨가 눈에 띄게 시원해졌습니다. 그날 아침, 피셔맨스 워프에서 롬바드 스트리트까지 걸어가 안개 자욱한 금문교를 건넜습니다.
정오에 차이나타운에서 사촌 홍을 만났습니다. 홍은 최근 베이 지역으로 이사를 와서 한국계 미국인 남자친구 존과 함께 있었는데, 존은 친절하고 유머러스하며 예의 바른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홍은 광둥식 해산물 레스토랑을 골라 정통 가정식 요리를 몇 가지 주문했는데, 그중에는 맛있는 게살 볶음과 카레도 있었습니다. 홍은 매우 행복해 보였습니다.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차이나타운 입구로 걸어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 자연스럽게 미소 지었고, 등불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어깨를 감싸며 마치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인 것처럼 반짝였습니다.
여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우리는 요세미티로 향했고, 가을 계곡에 어우러진 황금빛과 붉은빛 숲을 감상했습니다. 터널 뷰 전망대에서도 오랫동안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했습니다.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스위트룸에 묵으며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O" 공연을 관람하고, 스트립을 따라 걸으며 마치 두 젊은이가 그림자를 따라가는 듯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앤털로프 캐니언에 들렀습니다. 여행 내내 가장 고요한 곳이었습니다. 붉은 바위 틈으로 햇살이 쏟아졌고, 공기는 너무나 고요해서 모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습니다.
가이드가 이곳이 신성한 곳이라고 속삭였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말을 멈추고 그저 걸으며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이 여행 후, 우리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고, 이 기억은 휴대폰 사진 앨범 속에 조용히 남아 가끔씩 열어보며 여전히 빛나고 있는 빛을 확인했습니다.
수년이 흐른 2024년에야 가족에게서 존이 코로나19 팬데믹 말기로 인한 심각한 호흡기 합병증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지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은 조용하고 갑작스럽게 전해졌습니다. 그는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고, 원래는 홍과 함께 결혼 여행을 계획했지만, 2024년 여름에 영원히 갇혀 버렸습니다.
저는 홍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그녀의 침묵을 깨뜨리지도 않았습니다. 그해 차이나타운에서 있었던 저녁 식사와 모두가 진심으로 미소 짓던 그 사진이 가끔씩 떠올랐을 뿐입니다. 그 순간, 우리 둘 다 그것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순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인생은 종종 이런 법입니다. 어떤 사람, 어떤 순간들은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준비가 가장 부족했을 때 다시는 볼 수 없는 순간이 됩니다.
이 여행을 어떤 심오하고 의미 있는 사건으로 이상화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함께 걸었던 길,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짧은 재회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단순한 조합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추억을 생생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해, 우리는 그저 서로 거리를 두고, 삶을 잠시 멈추고, 함께 길을 걸으며, 말하지 못한 추억들을 남겼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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