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황제의 낭만적인 안식처, 뜨득 황제릉 탐방기
뜨득 황제릉(Tomb of Tu Duc)은 베트남 훼(Hue) 시내에서 약 7km 남서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훼 기차역(Hue Railway Station)을 기준으로 차량으로 약 15~20분 정도 소요되며, 접근성이 좋은 편이에요. 정확히는 Thuong Ba 마을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데, 주변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조용한 느낌을 줍니다. 황제릉은 뜨득 황제가 생전에 직접 설계하고 사용했던 곳으로,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황제가 여생 동안 머물렀던 궁전과 정원이 함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에요.
비 오는 날 뜨득 황제릉을 산책하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촉촉하게 젖은 소나무 숲과 고요한 연못, 그리고 안개가 살짝 낀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황제릉은 단순히 무덤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작은 궁전처럼 느껴지는데요, 특히 연못 주변의 파빌리온과 뜨득 황제가 시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는 Xung Khiem Pavilion은 비가 내려서 더 운치가 있었어요. 빗방울이 연못 위로 떨어질 때마다 생기는 잔잔한 파문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황제의 삶을 잠시나마 엿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뜨득 황제릉은 전체적으로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이에요. 화려한 장식보다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설계가 돋보였고, 비 오는 날에는 그 조화가 더 극대화되는 것 같았어요. 다만, 비가 오는 날 방문하신다면 미끄러운 돌길을 조심하셔야 해요.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으며 곳곳의 섬세한 건축물과 자연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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