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가하섬부터 그로토까지, 사이판의 푸른 유혹
#5월여행지원금
마나가하섬·마이크로비치·그로토, 그리고 느긋한 시간
사이판은 조급함과는 거리가 먼 섬이다. 그저 바다를 보고, 바람을 맞고,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여행이 된다.
마나가하섬에선 그 말이 완전히 실감났다. 배를 타고 들어간 작은 섬,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는 ‘사진보다 실제가 더 나은’ 드문 장소였다. 맑고 얕은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도심 가까운 마이크로비치는 그에 비해 훨씬 조용했다. 해변을 따라 걷다 쉬기도 하고,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또 걷는 일의 반복. 관광객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그늘에 앉아 쉬기 좋은 해변이다. 해질 무렵의 풍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로토는 전혀 다른 색깔이었다. 깊은 동굴형 바다로, 물속이 파랗다 못해 신비롭고 짙었다. 다이빙 명소로 유명한 곳답게, 수심 깊은 바다에서 올라오는 바닷바람이 다른 곳보다 강하고 청량했다.
여유롭고 따뜻한, 온도도 바람도 기분도 부드러웠던 사이판. 특별한 일정 없이도 충분히 좋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