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하늘 아래, 산토리니의 오후

#10월여행지원금 이아 마을의 언덕길을 따라 걸을 때마다 마주치는 풍경이 다르다. 하얀 건물 사이로 비치는 햇살, 코발트빛 바다,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부겐빌레아 꽃까지 — 모든 것이 그림처럼 완벽했다. 골목 끝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그 시간은 여행 중 가장 여유로운 순간이었다. 오후에는 레드비치로 향했다. 이름처럼 붉은 절벽이 감싸고 있는 그 해변은 자연의 강렬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붉은빛과 푸른빛이 섞이며 신비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해가 천천히 기울기 시작하자 절벽은 더욱 짙은 색으로 변했고, 그 위로 황금빛 햇살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돌아오는 길, 이아의 거리에는 하나둘 불빛이 켜지며 낮과는 다른 낭만이 피어났다. 노을이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에도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하루의 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 Oia & Red Beach, Santorini, Gree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