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 가장자리에서 반항적인 수도를 발견하다

할그림스키르캬 교회 첨탑에서 레이캬비크를 내려다보면, 마치 색색의 블록 같은 집들이 만을 따라 펼쳐져 있고, 멀리 눈 덮인 산봉우리가 투명에 가까운 푸른 하늘에 비친다. "경유지"로 오해받는 이 북극권의 수도는 독특한 방식으로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타고난 반항적인 기질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레이캬비크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그 모순적인 매력에 사로잡힌다. 한쪽에는 유황 증기를 내뿜는 화산 지열 지대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분자 요리를 선보이는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다.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과 모피 코트를 두른 패션 블로거가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고, 바이킹의 거친 혈통에는 북유럽에서 가장 앞서가는 일렉트로닉 음악이 흐른다. 이러한 마법 같은 현실주의의 조합은 아이슬란드의 천년 생존 지혜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관습을 깨뜨려야만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라우가베구르 메인 거리를 따라 거닐다 보면, 이 도시가 "수도"라는 단어를 얼마나 무시하는지 알 수 있다. 웅장한 정부 청사는 없고, 시청은 퇼틴 호수 위에 떠 있는 유리 큐브 같다. 호화로운 쇼핑센터는 찾아볼 수 없고, 디자이너 상점들은 18세기 목조 주택에 숨어 화산암 장신구를 판매한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길모퉁이에 갑자기 나타나는 예술 작품들이다. 그래피티 벽의 오로라는 음표로 변하고, 폐어선을 개조한 서점에서는 라떼 향이 풍긴다. 심지어 쓰레기통까지도 귀여운 북극곰으로 칠해져 있다. 하르파 콘서트홀의 화려한 유리 외벽 앞에서 현지 음악가 에이나르를 우연히 만났다. 그는 개량된 바이킹 고대 현악기로 포스트 록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현의 진동은 마치 빙하가 갈라지는 소리 같았다. "레이캬비크는 '전통 보존'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그는 현을 튕기며 말했다. "우리 조상들이 지열 연기를 밥 짓는 연기로 여겼듯이, 현대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현실을 동화로 만드는 데 능숙합니다." 레이캬비크를 산책할 때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는 놓칠 수 없는 랜드마크다. 마치 SF 세계에서 온 듯한 이 거대한 건축물은 독특한 파이프 오르간 모양으로 우뚝 솟아 있으며, 차갑지만 장엄하다. 회백색 콘크리트 외벽은 햇빛 아래서 신비로운 광택을 발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교회 내부는 넓고 엄숙하다. 이곳은 종교적인 성지일 뿐만 아니라 아이슬란드의 랜드마크로서 독특한 예술적 매력을 자랑한다. 북극권 옆에 있는 이 수도를 돌아보면서 바이킹이 왜 이곳을 "연기가 나는 만"이라고 불렀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꺼지지 않는 지열 증기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뜨거운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300년 동안 화산과 빙하 사이에 반전통적인 유토피아를 건설했다. 이곳에는 화려한 궁전은 없지만, 모든 길모퉁이가 예술의 현장이 된다. 마천루로 치장할 필요 없이, 색색의 목조 주택이 가장 감동적인 도시의 선언이다. 팁: 시내 자전거 추천 코스: 솔파르 선 보이저 - 하르파 콘서트홀 - 화산 박물관 - 등대 카페 - 할그림스키르캬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