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만난 재벌가의 사설 미술관: 후지타 미술관

오사카에 도착한 이튿날, 나는 바로 후지타 미술관으로 향했다. 마치 어느 부유한 가문의 후원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물론 도둑질을 하러 간 건 아니고, 그들의 사설 미술관을 구경하러 간 것이다. 이곳은 재벌가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유산으로, 소장품 중 많은 것들이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적도 있다. 역시 돈이 많으면 유물도 사서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모양이다. 나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갔는데, '안내 환승'을 선택하면 매우 편리하다. 역에서 나와 표지판을 따라가면 먼저 주차장이 보이고, 왼쪽으로 돌면 미술관 정문이 나온다. 가는 길에 정원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측문도 있는데, 입장료가 필요 없다. 나는 먼저 미술관을 관람한 후 정원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위기가 정말 고요하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직원이 맞이해준다. 미술관 전체를 운영하는 직원은 다섯, 여섯 명 정도로 보였다. 한쪽에서는 티켓을 팔고, 다른 한쪽에서는 다과를 준비하는 등 바쁘게 움직인다. 사람이 많아지면 조금 바빠질 것 같지만, 직원들은 모두 친절하다. 입구 왼쪽에는 다다미 휴게실이 있고, 오른쪽에는 다과 구역, 가운데는 전시실 입구가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늑한 느낌이다. 소장품은 많지 않지만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많은 전시품들이 당나라 시절의 그림과 차 도구이며, 에도 시대부터 헤이안 시대까지 귀족들이 전해 내려온 서화와 수공예품도 있다. 자세히 보면 30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고, 다과를 즐기면 전체 일정은 1시간 반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찻집에서는 말차와 함께 두 개의 구운 떡 과자가 제공된다. 달콤한 맛이 내 입맛에 맞았다. 차는 정확히 계량되어 제공되며, '조금 더 드릴게요' 같은 인심은 없다. 매우 일본적인 스타일이지만 공정하다고 느껴졌다. 차 한 잔과 과자는 약 26 홍콩 달러, 입장료는 약 52 홍콩 달러 정도이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무료로 개방된 일본식 정원이다.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관리되어 있다. 인공 폭포, 작은 다리, 산책로를 걸을 수 있으며, 쉴 수 있는 정자도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아직 가을이 아니었지만, 9월 말에서 10월이면 단풍철이 될 것이다. 상상만 해도 그림 같은 풍경이 떠오른다. 작은 팁: 일본의 많은 장소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후지타 미술관도 마찬가지이므로 신발을 쉽게 벗고 신을 수 있는 것을 신는 것이 좋다. 양말을 신는 것도 잊지 말자. 그렇지 않으면 다다미 위에 땀 자국을 남기게 되어 조금 민망할 수 있다. 주소: 오사카부 오사카시 미야코지마구 네토지마초 10번지 32호 조용하고 품격 있는 문화 공간을 좋아하고, 진정한 앤티크 예술품을 보고 싶지만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은 피하고 싶다면, 후지타 미술관은 정말 가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