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왕궁 (Palazzo Reale di Milano)

밀라노 왕궁(Palazzo Reale di Milano)은 두오모 광장 남쪽에 위치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권력의 상징이자 문화의 보고입니다. 그 기원은 11세기 고대 시청(Broletto Vecchio)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13세기 이후 비스콘티 가문의 공작궁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스포르차 가문이 통치하게 되었습니다. 18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조가 밀라노를 점령한 후, 건축가 주세페 피에르마리니(Giuseppe Piermarini)가 1773년에 대대적인 개조를 통해 화려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궁전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부왕 관저로 사용되었고 인근 스칼라 극장도 이 시기에 탄생했습니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프랑스 총독부와 이탈리아 왕국 궁정으로 사용되었으며,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에는 사보이 왕가의 밀라노 행궁으로 사용되다가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폭격으로 내부가 거의 전소되었습니다. 전후 복원 작업을 통해 웅장한 신고전주의 외관과 일부 역사적인 방들이 보존되었으며, 특히 반파된 돔과 44개의 여성상 기둥이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신고전 대홀'(Sala delle Cariatidi)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왕궁은 밀라노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 센터로 탈바꿈하여 연간 15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빈치, 카라바조, 샤갈, 모네, 피카소 등 세계적인 전시가 열리며, 2024-2025년에는 '지젤다와 반 고흐', '초현실주의 100주년' 등 대형 전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하층에 위치한 '왕궁 박물관'에서는 14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장식 예술과 궁정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왕궁에 들어서면 웅장한 이중 계단과 화려한 거울의 방이 방문객을 압도하며, 나폴레옹과 마리아 테레지아 여황제를 맞이했던 홀을 지나 두오모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발코니에 이르게 됩니다. 중세 공작궁에서 현대 전시의 전당으로 변모한 이 궁전은 천 년에 걸친 역사를 통해 밀라노가 작은 도시국가에서 유럽의 패션 수도로 변모한 전설적인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