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몽생미셸 여행기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해안에 위치한 몽생미셸(Mont-Saint-Michel)은 마치 전설 속에 나올 법한 신비로운 섬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 위에 떠 있는 수도원 하나, 그 자체로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파리에서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도착한 이곳은,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마주하는 순간 그 모든 피로가 사라질 만큼 황홀했다. 해가 지기 전 도착했기에, 물이 빠진 갯벌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섬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해 바다 위에 섬이 둥둥 떠 있는 듯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섬으로 들어서자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돌길과 성벽이 나를 맞이했다. 좁고 가파른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크고 웅장한 수도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몽생미셸 수도원은 천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신앙의 중심지로, 때로는 요새로 사용되며 그 자리를 지켜왔다. 내부는 경건하면서도 신비로웠고, 창문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은 마치 성화(聖畫)를 보는 듯했다. 수도원 관람을 마친 후에는 섬 안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지역 특산물인 오믈렛과 해산물 요리를 맛보았다. 바람이 선선히 부는 저녁,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면서 몽생미셸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고요하고 신비로운 야경은 낮보다도 더 인상 깊었다. 몽생미셸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신앙이 어우러진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이 고요한 섬은, 내 마음 속에도 오랫동안 떠 있을 것이다. #하와이항공권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