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 페스티벌 여행기 – 예술이 도시를 삼키는 순간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아비뇽. 평소엔 조용한 중세 도시이지만, 매년 7월이 되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바로 세계 3대 연극 축제 중 하나인 아비뇽 페스티벌(Festival d’Avignon)이 열리기 때문이다.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랐다. 거리 곳곳에는 포스터가 나무와 벽, 심지어 전신주까지 빽빽하게 붙어 있었고, 배우들은 광장과 골목에서 즉흥 연기를 펼치며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상점도, 카페도, 거리도 모두 공연의 일부가 된 듯한 분위기. 아비뇽은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무대’가 되는 곳이었다. 페스티벌 기간엔 하루에도 수백 개의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선택의 즐거움도 있다. 고전 희곡부터 실험적 퍼포먼스, 댄스, 음악극까지 장르도 다양해 예술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배우와 관객 사이의 벽이 없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흐름 속에 직접 뛰어드는 경험이다. 그 속에서 나는 관객이자 참여자였고, 낯선 도시에서 가장 강렬한 여름을 살아냈다. 언젠가 다시 그 열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예술이 도시를 삼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그 찰나의 순간으로. #하와이항공권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