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 두 개의 종탑이 있는 산악 도시, 음악을 일상으로 만들다
로하의 산 세바스티안 광장에는 두 개의 탑이 있는데, 하나는 성당의 종루이고 다른 하나는 광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서 있는 독립된 종탑입니다. 이 풍경은 에콰도르 남부의 이 산악 도시에 대한 저의 첫인상입니다. 도시는 아담하고 해발 2,000m가 조금 넘으며, 낮에는 햇살이 따갑지만 저녁이 되면 서늘해지고, 일 년 내내 기온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로하는 에콰도르 남부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로하주의 주도이자, 이 지역에서 공부하고 음악을 듣고 축제를 즐기는 중심지입니다. 현지인들은 이곳을 에콰도르의 '음악의 도시'라고 부르기를 좋아합니다. 도시에는 음악을 배우고 가르치며,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많고, 극장, 콘서트홀, 음악 박물관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파시요(Pasillo)와 같은 약간의 애수가 담긴 단조 음악은 로하에서 부를 때 더욱 깊은 맛이 납니다. 저녁 무렵 구시가지 광장을 지나다 보면 리허설이나 야외 연주를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칭호는 남들이 붙여준 것이지만, 삶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기에 로하의 음악은 쇼윈도에 전시된 것이 아니라 일상 그 자체에 더 가깝습니다.
구시가지의 건물들은 흰 벽과 붉은 기와로 되어 있으며, 몇 개의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중앙 광장에는 소박한 외관의 주교좌 성당이 있고, 산 세바스티안 광장에 있는 두 개의 탑은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함께 종을 울리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고개도 들지 않을 만큼 익숙한 풍경입니다. 낮의 구시가지는 조용하며, 상점들은 오전에 늦게 문을 열고 오후가 되어서야 작은 식당들이 서서히 사람들로 찹니다. 도시 외곽의 시장은 동이 트기 전부터 문을 열어 과일, 채소, 꽃, 간식거리가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현지식 아침 식사를 맛보고 싶다면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도시 주변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볼거리입니다. 북쪽으로 차를 타고 2~3시간 정도 가면 에콰도르의 유명한 원주민 거주지 중 하나인 사라구로(Saraguro)가 나옵니다. 사라구로 사람들은 검은색 옷을 즐겨 입는데, 남자는 검은 망토에 흰 바지를, 여자는 검은 치마에 은색 브로치를 착용하여 거리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마을 시장에는 손으로 짠 스카프, 망토, 펠트 모자가 진열되어 있는데, 색감이 차분하고 만듦새가 야무집니다. 이곳 원주민들은 땅을 '파차마마(대지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고유의 의식을 치릅니다. 집에 들어가거나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것은 그들의 삶에 대한 존중입니다. 수공예품은 현지인이 만든 것임을 확인하고 구매하면 돈을 아깝지 않게 쓸 수 있습니다.
로하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포도카르푸스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운무림과 파라모 초원이 줄지어 이어져 있으며, 산속의 난초와 벌새가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산책로는 걷기 편한 구간도 있지만, 가이드를 동반해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북쪽 쿠엔카로 향하는 길에는 카하스 국립공원을 지나게 됩니다. 도로는 해발 3,000m가 넘는 고원을 가로지르며, 양옆으로는 완만한 초원과 수많은 호수가 펼쳐져 있는데, 셀 수 있는 것만 해도 200개가 넘습니다. 이곳은 보호받는 고원 습지대로 날씨 변화가 매우 빨라, 오전에는 해가 쨍하다가도 정오가 되면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기도 합니다. 산책로는 걷기 좋은 구간을 골라 걷고, 혼자 깊숙이 들어가지 마십시오. 고도가 높아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니 천천히 걷고, 힘들면 쉬어가세요. 겉옷과 우비를 챙기고, 진흙이 묻어도 괜찮은 신발을 신으세요. 산길은 바람이 강하니 대열에서 이탈하지 마십시오. 입구에서 등록하고 표시된 경로를 따라 걸으며, 날이 어두워지면 산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로하의 수공예품도 수준급입니다. 도자기, 직물, 은 장신구는 인근 마을에서 만들어지며, 구시가지의 공예품 가게나 시장에서 살 수 있는데 가격은 공항 근처보다 합리적입니다. 기념품을 가져가고 싶다면 손으로 짠 천 가방이나 펠트 모자 하나면 충분합니다.
음식은 산악 지역의 입맛을 따릅니다. 통돼지 구이(레초나)가 감자, 옥수수와 함께 상에 오르고, 옥수수 전병이나 도넛 같은 간식은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국물 요리는 주로 감자와 옥수수를 베이스로 하여 따뜻합니다. 과일 가판대의 과일은 신선하고 1인분씩 팔아 가격도 저렴합니다. 현지 커피는 산미가 뚜렷해 아침 식사와 잘 어울립니다.
숙소는 구시가지나 대학 근처 어디든 괜찮습니다. 숙박비는 비수기와 성수기에 따라 다르니, 연휴 기간에는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산악 도시라 택시비가 비싸지 않으며, 현지에서 자주 사용하는 차량 호출 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항은 근처 카타마요에 있는데 시내와 거리가 좀 있으니 왕복 시간을 넉넉히 잡으세요.
고원의 태양은 만만치 않습니다. 해발 2,000m가 넘으면 자외선이 강하니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를 잊지 마세요. 현금은 두 곳에 나누어 보관하고, 작은 노점은 대부분 현금만 받습니다.
입장료나 운영 시간은 장소마다 다르니 출발 전 숙소에 물어보거나 입구에 붙은 당일 안내판을 확인하는 것이 옛 여행기를 뒤지는 것보다 마음 편합니다.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탑 사진은 잔뜩 찍었는데 음악은 하나도 녹음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것 또한 다시 가야 할 이유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