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카시스 해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햇살 가득한 해안 마을 카시스(Cassis)는 내게 마치 지중해가 속삭이는 작은 천국 같았다. 마르세유에서 차로 30분 남짓 달려 도착한 이 마을은, 유명 관광지처럼 붐비지 않으면서도 눈부신 풍경과 평온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카시스 해변에 도착하자,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투명하고 푸른 바다와 알록달록한 배들이 정박한 작은 항구였다. 잔잔한 물결 위에 반사되는 햇살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였고, 해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에는 해풍을 맞으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했다.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물이 너무나 맑아서 발을 담그는 순간 바닥의 조약돌까지 선명히 보였다. 아이들은 소리치며 물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책을 읽거나 해변에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물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카시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칼랑크(Calanques). 바위 절벽과 깊은 바다가 어우러진 이 자연 공원은 배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고, 트레킹으로도 접근할 수 있었다. 나는 짧은 보트 투어를 택해 칼랑크 국립공원의 여러 포인트를 둘러보았는데, 깎아지른 절벽과 그 사이로 스며든 에메랄드빛 바다는 숨이 멎을 듯 아름다웠다.
돌아오는 길, 항구 근처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파스타와 지역산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 저녁 식사는 그날 하루를 완벽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카시스는 프랑스 남부 특유의 색채와 여유,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보석 같은 곳이다. 화려하지 않아 더 특별했고, 조용해서 더 깊이 마음에 남는 여행지였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나는 이곳의 해변을 다시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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