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장옌 강둑에 서서 민강이 물고기 어귀를 따라 두 갈래로 부드럽게 갈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중, 하나는 청두 평원의 비옥한 들판으로 흘러가고, 다른 하나는 물병자리 어귀의 호를 따라 고요히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문득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2천여 년 전, 이빙은 무차별적인 힘으로 물을 막지 않고 산을 따라 물병자리 어귀를 파내어 강물이 수천 에이커의 비옥한 들판에 길들여진 짐승처럼 물을 뿌릴 수 있도록 했다. 복룡사 앞에 서서 이두이를 바라보니, 강물에 씻긴 바위에는 여전히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옛사람들은 대나무로 자갈을 담아 제방을 쌓고, 뗏목으로 강물을 가로막았다. 식물과 나무의 숨결이 담긴 이러한 지혜는 어떤 강철이나 콘크리트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 숨 쉬었다.
안란 케이블 다리를 걷다 보니 발밑에서 나무 난간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맞은편 강둑의 얼왕사는 푸른 숲 속에 가려져 있었다. 은은한 향내 속에는 이빙과 그의 아들뿐 아니라, 대대로 물려온 "흐름을 따라가는" 경외심도 담겨 있었다. 강물은 관개 지역을 흐르며 풍요로운 땅의 풍요로움과 촉족의 뼈 속 고요함을 키워주었다.
떠나와 뒤돌아보니 저물어 가는 해가 강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어스름 속에서 물고기의 입 모양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이것이 어떻게 물 보존 사업이겠는가? 이는 분명 옛 선인들이 대지에 쓴 시이며, 그 시구에는 정복이 아닌 공존, 자연과 함께하는 철학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