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공원의 나무고사리 복도를 걷다 보니 마치 쥐라기 시대 서곡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나뭇가지에 에메랄드 조각처럼 얼어붙은 녹색 이구아나는 내가 낙엽을 밟을 때마다 호박색 눈으로만 꿈틀거렸다. 전망대에서 일곱 번째 카멜레온을 세어 보니, 작은 볏 도마뱀 한 마리가 갑자기 머리 위 덩굴에서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물갈퀴가 달린 발은 마치 백조의 호수를 연상시키는 잔물결을 만들어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먹이를 주는 곳이었다. 용들이 가시 돋친 혀로 망고 조각을 살며시 굴리고 있었고, 아이들은 마치 고대 의식을 치르듯 상추 잎을 들고 손이 살짝 떨렸다. 황혼이 붉은 바위를 벽난로처럼 따뜻하게 데우자, 수백 마리의 도마뱀들이 일제히 석양을 향해 돌아섰다. 비늘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속삭였다. "우리는 공룡 시대의 생존자였어. 이제 너희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