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천 박물관: 문화 유물을 통해 역사의 따스함을 느끼다
다이현 안런진에 위치한 건천 박물관 단지에 들어서는 순간, 박물관의 모토인 "전쟁을 모아 평화를 만들고, 교훈을 모아 미래를 만든다"에 매료됩니다. 40개가 넘는 전시관으로 이루어진 이 역사적인 회랑에는 교과서보다 더 생생한 민족의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항일전쟁 관련 전시는 특히 강렬합니다. 쓰촨군 항일전쟁 기념관에서는 "적군이 철수할 때까지 쓰촨군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구호가 강렬하게 울려 퍼집니다. 녹슨 소총과 빛바랜 피 묻은 군복은 쓰촨을 떠나는 300만 명의 쓰촨 병사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합니다. 중국 영웅 기념관 앞에는 219명의 영웅상이 우뚝 서 있고, 햇살 아래 그들의 단호한 얼굴은 "민족의 중추"라는 무게를 단숨에 전달합니다. 참전용사 광장에는 2천 개가 넘는 붉은 손자국이 "V"자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각 손자국은 시간과 영광을 상징합니다.
모퉁이를 돌면 5.12 지진 구호 기념관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지진 후 휘어진 철근, 진심 어린 구조 일기, 그리고 "강한 돼지" 전시는 재난 속에서 서로 도운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줍니다. 한편, 민속관에 전시된 오래된 도자기와 유물들은 긴장감을 서서히 누그러뜨리며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 따스함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이곳의 유물들은 단순히 차가운 전시물이 아닙니다. 권총의 탄흔, 도자기의 유약, 그리고 손자국 무늬는 모두 과거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줍니다. 박물관 관장인 판젠촨의 말처럼, 수집의 의미는 유산에 있습니다. 전시관을 나서자 지는 해가 따스한 햇살로 공간을 물들였고, 마침내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고통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라 힘겹게 얻은 평화를 지키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