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진 무덤 통로를 따라 걷다 보니 갑자기 시원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1:1 복원된 무덤은 소름 끼칠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 유일하게 진짜인 것은 바닥에 유리 덮개로 가려진 도굴 구멍뿐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려고 몸을 숙여 보니, 도굴 구멍 가장자리에 새겨진 고르지 않은 끌 자국이 마치 벌린 입처럼 보였다. 마치 후대 사람들이 이 무덤을 두고 경쟁하던 모습을 비웃는 듯했다. 가이드는 동한 말기 도굴꾼들이 이런 짓을 했다고 했다. 횃불을 들고 무덤에 들어갔는데 예상대로 금, 은, 보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도굴꾼들의 표정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