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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6***89해발 5,200미터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서자, 바람이 고대 바위 해변을 눈과 안개로 쓸어 갔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의 꼭대기는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금박을 입힌 피라미드처럼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지는 해는 금빛을 녹여냈고, 정상의 뜨거운 열기는 눈을 태워버렸습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새에 구름과 안개가 걷히며 성스러운 얼굴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에베레스트 산을 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밍과 경건함이 필수입니다. 텐트 호텔에서 티베트인 아지아는 손에 버터 차 한 그릇을 들고 미소를 지었고, 그녀의 머리카락은 청록색과 산호색으로 물들었습니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따스함과 에베레스트 산의 차가움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신성한 산 아래에서 필멸자들은 분홍색 벨벳 모자를 쓰고 주오마의 눈 속 별을 비추고, 뽕나무 난로에서 나오는 연기로 신앙심을 다지고, 온 땅에 산소통을 꽂아 눈 덮인 대지의 숨결을 찔렀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을 되돌아보며, 구름 장막이 열리고 닫히는 사이 문득 깨달았습니다. 산을 정복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산이 사람을 가로지르는 것입니다. 곤경에 처했을 때, 눈은 영혼의 등대와 같습니다. > 8,844.43미터 높이의 비석에서 1cm 정도의 명료함을 얻었지만, > 기도 깃발 아래에서 반평생의 집착을 잃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