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몰은 드넓은 잔디밭일 뿐이고, 가운데 자갈길에서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멀리 기념비가 눈에 띄고, 반대편 끝에는 링컨 홀이 자리 잡고 있다. 조깅하는 사람들이 숨을 헐떡이며 지나가고, 아이들은 비둘기를 쫓아다닌다. 벤치를 찾아 앉아 샌드위치를 조금씩 먹으니 바람이 부스러기를 날려 버린다. 몇 걸음마다 붉은 벽돌과 회색 벽으로 이루어진 박물관들이 줄지어 있지만, 모두 둘러볼 기력은 없다. 해가 지면서 잔디밭은 사람들로 가득 차고, 사람들은 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