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비아 빙하는 거대한 회갈색 형체처럼 산비탈에 펼쳐져 있었다. 커다란 차량을 타고 올라가는 동안 온몸이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발밑의 얼음은 미끄러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고, 갈라진 틈 사이로 옅은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옷깃을 적시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멀리서 녹은 물이 졸졸 흘러내렸다. 가이드는 빙하가 수만 년 된 것이라 마치 시간이 얼어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30분쯤 지나자 손발이 추위에 욱신거려서 서둘러 차량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뒤를 돌아보니 차갑고 황량한 하얀 빙하만이 텅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