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클렌부르크 뮈리츠 절벽 이끼 호수 반도.
뮈리츠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매력적입니다. 저는 바렌(뮈리츠)에 숙소를 잡고 베를린 중앙역에서 RE5 기차를 탔습니다(2시간 40분 소요, 도이칠란트 티켓 사용 시 약 29~45유로). 그런 다음 502번 지역 버스를 타고 슈페크(Speck)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로 이동했습니다(요금 3.50유로, 비접촉식 카드 결제만 가능). 소위 '절벽 이끼 호수 반도'라 불리는 곳은 슈페크와 그로서 슈베린(Großer Schwerin) 사이에 있는 뮈리츠 호수의 동쪽 기슭을 말합니다. 수면 위로 15~20m 높이로 솟아오른 빙하 절벽이 절경을 이루는데, 절벽의 북쪽 면은 한여름인 8월에도 촉촉함을 유지하는 에메랄드빛 이끼로 덮여 있습니다. 저는 12km 길이의 반도 순환 코스를 3시간 20분 동안 걸었습니다. 슈페크에서 출발해 파란색 '뮈리츠 룬트반더베크(Müritz Rundwanderweg)' 표지판을 따라가다가 갈대밭 사이로 수달 발자국이 숨겨진 좁은 지협을 건너면, 낮은 절벽 위로 올라가 117km²에 달하는 탁 트인 호수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이끼는 푹신푹신한 느낌이 아닙니다. 오히려 화강암 바닥을 단단히 움켜쥔 듯 뻣뻣하고 거친 질감이며, 시로미와 히스가 함께 뒤섞여 자라고 있습니다. 쓰러진 소나무 위에 걸터앉아 슈리페(Schrippe, 독일식 롤빵)를 베어 물고는, 호수 위를 낮게 선회하는 흰꼬리수리를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한 가지 실수를 꼽자면, 비가 오지 않은 건조한 한 주가 지난 후라 안심하고 트레일 러닝화를 신었다는 점입니다. 이끼 아래 미끄러운 지의류가 숨겨져 있어서 하마터면 절벽 가장자리에서 두 번이나 크게 넘어질 뻔했습니다. 마찰력이 좋은 등산화를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방문자 센터에서는 방수 재질로 된 트레일 지도를 3유로(현금 및 카드 결제 가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갈대밭 보호를 위해 반도 내에서는 '수영 금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다 적발되면 공원 관리인에게 50유로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길에서 만난 현지 어부 한 분이 보온병에 든 커피를 나누어 주며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뮈리츠는 요란하게 소리치지 않아요. 그저 천천히 걷는 사람들을 위해 이끼를 촉촉하게 적셔둘 뿐이지요." 이렇게 고요한 호수에 50유로의 벌금 같은 제재가 없다면 더 좋았을까요? 아니면 이 엄격한 규정이 절벽이 시끌벅적한 비치 클럽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주는 훌륭한 방패가 되어주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