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발 세날레스: 지오고 알토 위 하우슬랍요흐 능선을 따라 걷는 외치의 발자취
남티롤(South Tyrol)의 발 세날레스/슈날스탈(Val Senales/Schnalstal) 높은 곳에는 1991년 아이스맨 '외치(Ötzi)'가 발견된 바로 그 장소, 하우슬랍요흐(Hauslabjoch) 능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마소 코르토(Maso Corto)에서 그라반드(Grawand)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탔습니다(왕복 18유로). 그곳에서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국경을 지나 지오고 알토(티센요흐, Tisenjoch) 근처의 기념비로 이어지는 길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지만, 2시간가량 꽤 험난한 트레킹 코스입니다. 트레일은 해발 3,212m에서 시작해 3,210m로 이어집니다(전체적으로는 약간 내리막이지만 가파른 암벽 오르막 구간이 있습니다). 저는 등산용 아이젠을 챙겨갔는데, 7월임에도 북향 비탈에는 여전히 얼음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풍경은 마치 달 표면 같습니다. 잿빛 너덜지대와 붉게 녹슨 산화철 지형, 그리고 바위틈에 끈질기게 피어난 에델바이스가 간혹 눈에 띕니다. 돌무탑이 발견 장소를 알리고, 바위에 새겨진 청동 명판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능선 너머로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곳에 서서 5,300년 전 외치가 맞이했을 마지막 순간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정말 벅찬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근처에 있는 '외치 글래시어 투어(Ötzi Glacier Tour)' 산장에서는 따뜻한 차(3유로)와 애플 슈트루델(5유로)을 판매합니다. 고산지대라 카드 결제가 안 될 때가 많으니 현금을 꼭 챙기세요. 한 가지 실수가 있었다면 SPF 50 선크림을 충분히 덧바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날씨가 추웠는데도 코가 새빨갛게 타버렸거든요. 이 하이킹은 웅장한 절경을 넘어서 인류의 선사 시대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걸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외치의 실제 미라는 볼차노(Bolzano) 박물관에 안치되어 있으며, 이곳은 그가 발견된 대자연의 현장이라는 점을 참고하세요. 질문: 어떤 장소가 지닌 역사적 무게감을 알게 될 때 감동이 더 깊어지시나요? 아니면 인간의 서사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 풍경을 더 선호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