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슈타인 능선 하이킹 🏔️
오랫동안 꿈꿔왔던 스위스 알프슈타인(Alpstein) 산맥에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해발 2,000m 정도의 높지 않은 산맥이지만, 유라시아 판과 아프리카 판이 충돌하며 빚어낸 경이로운 습곡과 단층 지형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특히 수백 미터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칼날 능선(유명한 나델호른을 연상시키는)은 정말 장관입니다. 셰플러(Schäfler) 리지와 작서 뤼케(Saxer Lücke) 같은 명소들도 바로 이곳에 있죠. 발아래 펼쳐지는 계곡은 짙은 초록빛 목초지로 덮여 있고, 제알프제(Seealpsee)를 포함한 보석 같은 세 개의 호수가 곳곳에 박혀 있답니다. 🏞️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저는 2박 3일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어요:
1일차: 바서라우엔(Wasserauen)에서 출발 → 제알프제 호수 → 에베날프(Ebenalp) 케이블카 역 → 셰플러 산장(Schäfler Hut) 도착
2일차: 셰플러 산장 → 샌티스(Säntis) 정상 → 알트만(Altmann) 정상 → 츠빙글리파스 산장(Zwinglipasshütte) 도착
3일차: 츠빙글리파스 산장 → 작서 뤼케 → 호어 카스텐(Hoher Kasten) 케이블카 역 → 케이블카 하산
총 거리 약 35km, 누적 상승 고도는 3,100m 정도입니다.
2일차 코스 중에는 비아 페라타(Via Ferrata) 구간(주로 난이도 A, 일부 B)이 포함되어 있는데, 안전 케이블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특별한 장비 없이도 충분히 오를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샌티스로 가는 길에 만난, 빙하가 녹은 물이 깎아 만든 독특한 협곡 지형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3일차 아침, 작서 뤼케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평화로운 무첸자텔(Mutschensattel) 능선을 온전히 저 혼자 차지하며 아침 햇살을 즐겼는데, 그 고요함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
사진에는 3일 동안 마주한 클래식한 풍경들을 담아보았습니다. 길을 가로막던 소와 말들, 꼬리를 흔들며 지나가던 강아지, 그리고 운 좋게 만난 마멋과 샤무아까지! 수백만 년 전 바다 밑바닥이었던 암석층이 지금 내 눈앞에 솟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더라고요. 직접 오르고 사진에 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
여행 팁:
· 첫날 묵은 셰플러 산장은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 관광객으로 북적여요. 저녁은 단품으로 주문하고 조식은 포함입니다. 반면 둘째 날 츠빙글리파스 산장은 책과 보드게임, 망원경이 있는 전통적인 알프스 산장 분위기예요. 주로 현지 하이커들이 머물며, 조식과 석식(수프+메인+디저트)이 포함되지만 아침용 빵은 따로 챙겨가야 합니다. 두 곳 모두 개인 침낭 라이너(가장 얇은 것) 지참이 필수고, 슬리퍼는 제공됩니다. 물이 귀해서 샤워는 불가능하고 수압도 약한 편이에요. 친환경 퇴비 화장실을 쓰는데 냄새도 안 나고 깔끔해서 놀랐습니다. 아침 출발 전 식수 리필은 무료예요! 산장 밖에서는 데이터가 간간이 터지지만 안에서는 안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체크인은 오후 5~6시 사이라 여유 있게 도착하셔도 돼요.
· 짐 무게는 옷, 세면도구, 간식, 물 2.5L, 카메라 1kg을 포함해 약 8kg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가뿐하게 걸었습니다. 🎒
· 산세가 웅장해서 광각 렌즈는 필수입니다! 저는 28-200mm를 가져갔는데 28mm로도 부족한 순간이 많았어요.
· 커버 사진 명소는 산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에요. 구글 맵의 뷰포인트를 참고하면 더 좋은 구도를 찾을 수 있습니다. 📸
· 자연 보호 구역이라 드론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요! 🚫
· 산장이 워낙 많아 일정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참고로 샌티스 케이블카는 현재 점검 중이라 겨울에만 운행한다고 하니 미리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