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트리글라브 국립공원: 빈트가르 협곡에서 블레드 호수 오소이니크 전망대까지
빈트가르 협곡과 블레드는 차로 불과 10분 거리지만, 마치 전혀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는 오전 8시에 블레드에서 출발해 포돔(Podhom)에 위치한 빈트가르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유료, 약 5유로, 카드 결제 가능, 오전 9시 30분이면 만차). 협곡 입장료는 성인 기준 약 10유로이며, 성수기에는 시간대별로 입장 인원을 제한하니 온라인이나 무인 발권기에서 미리 티켓을 구매하세요. 라도브나 강을 따라 슘 폭포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 산책로는 편도 1.6km이며, 사진 찍는 시간을 포함해도 왕복 45분이면 충분합니다. 데크 길이 좁고 미끄러운 데다 오전 10시 이후로는 몹시 붐비니 무조건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전 10시 15분쯤 블레드로 돌아온 저는 호수 서쪽 기슭에 주차를 하고 오소이니크(Osojnik)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흔히 가는 오이스트리차가 아닙니다. 오소이니크는 호수 서쪽에 위치한 훨씬 한적한 전망대입니다.) 다양한 수종이 섞인 숲길을 따라 4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편의시설이나 영어 표지판은 없지만 길 안내 표식은 잘 되어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주어지는 보상: 블레드 섬, 절벽 위의 성, 그리고 율리안 알프스의 장관이 한 프레임에 들어옵니다. 오이스트리차처럼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찍으려는 인파에 시달릴 필요도 없죠. 커피 마시는 시간까지 포함해 하루 총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어디서든 카드 결제가 잘 되는 편이며, 주차 정산기에서도 Visa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소이니크에 오를 때는 1리터 정도의 생수를 꼭 챙기시고, 트리글라브 산맥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넘어올 수 있으니 겹쳐 입을 겉옷을 준비하세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정오가 지나서 빈트가르에 갔다가 긴 대기열에 진절머리를 내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빈트가르 협곡은 1시간 정도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곳이지 반나절 일정은 아닙니다. 렌터카가 있고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보힌(Bohinj) 호수 드라이브 코스보다는 오소이니크 전망대와 묶어서 다녀오는 일정을 추천합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플레트나 보트는 왕복 15유로지만 굳이 타지 않아도 됩니다. 탁 트인 무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훨씬 훌륭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