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틈새 속, 벗겨진 역사적 온도

타이베이 W 호텔에 투숙하며, 럭셔리와 세련미가 공존하는 공간을 경험하다. 마치 갤러리에 있는 듯, 호텔 곳곳이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오후에는 만화 박피료 역사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며 청나라 시대의 타이베이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붉은 벽돌 회랑, 나무 창문이 있는 오래된 집들, 거리 양쪽의 벽면은 백년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준다. 우연히 만난 한 야외 수업에서는 초등학생들이 긴 벤치에 앉아 선생님으로부터 청나라 통치와 일본 식민지 시대의 거리 변화에 대해 듣고 있다. 역사는 더 이상 교과서 속의 단어가 아니라, 눈앞에 남겨진 세월의 흔적이다. 다시 W 호텔로 돌아오면, 고층 수영장의 스카이라인과 만화의 고풍스러움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다. 고대와 현대의 타이베이는 마치 수묵화처럼 흐릿하면서도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