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을 많이 하신 분들은 서호 하면 항저우의 서호를 떠올릴 것이다. 하노이에도 서호가 있다. 하노이의 서호는 무척 큰 호수인데, 하노이를 에두르는 홍강의 지류가 변하면서 만들어진 자연호수이다. 하노이의 구도심은 이 호수를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하노이의 심장 바딘광장과 하노이 기차역도 여기서 멀지 않다. 오늘날 서호는 하노이의 최고 부촌이 되었다. 호수를 중심으로 고급 별장과 아파트, 고급호텔과 바들이 들어섰다. 하노이에서 가장 큰 클럽도 서호에 있다고 한다. 얼마나 되나 싶어 서호 둘레를 계속 걸어보기로 했다. 낮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1/4쯤 걷다보니 길도 끊기고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하노이의 가장 부촌이라고 해도 아직 호수 자체가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다. 냄새도 많이 나고, 호수 주변이라고 해도 황야로 방치된 곳도 아직 꽤 있다. 길이 끊기는 곳에서 조그만 노천 카페를 만났다. 아마도 호수에서 낙시를 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곳이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허름하지만 불쑥 들어온 외국인 손님에게 최선의 친절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우정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