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괼의 검은 거울과 메데트시즈 등반의 출발점, 메이단 야일라
볼카르(Bolkar) 산맥의 카라괼(Karagöl)은 메데트시즈(3,524m) 아래 해발 약 2,650m에 위치해 있으며, 울루크쉴라(Ulukışla) → 치프테한(Çiftehan) → 마덴(Maden) → 메이단 야일라(Meydan Yayla, 2,400m) 경로를 거쳐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치프테한까지 차를 몰고 가서 일행 3명과 함께 사륜구동(4WD) 차량을 렌트해(차량 1대당 1,200 TL, N분의 1로 나눠 냄) 마덴 도로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7월에도 눈 녹은 물로 패인 바퀴 자국 때문에 일반 세단은 차체 바닥이 긁히기 쉬우니 렌트한 소형차를 끌고 올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습니다. 메이단에서 45분 정도 걸어가면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카라괼 호수가 나옵니다. 바위취꽃과 유목민인 요뤼크(Yörük)족의 텐트 흔적에 둘러싸인 이 산정호수 수면에 비친 메데트시즈의 모습은 눈을 한 번만 깜빡여도 산산조각 날 듯 신비롭습니다.
저는 카라괼에서 캠핑을 하고(무료, 부대시설 없음, 치프테한 시장에서 쓸 튀르키예 리라화 현금 지참 필수) 남서쪽 쿨와르(협곡)를 따라 새벽 4시 30분에 메데트시즈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올라가는 데는 3시간 반이 걸렸고, 7월 말이라 아이젠(크램폰)은 필요 없었지만 튼튼한 등산화는 필수입니다. 볼카르의 날씨는 변덕이 아주 심합니다. 정오에 메이단은 25°C였지만 오후 3시에는 우박이 쏟아지더군요. 저는 식수 3리터와 0°C용 침낭, 하드쉘 재킷, 보조 배터리를 챙겨갔습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은 추위 때문에 결국 방전돼 버리더군요.
제가 했던 실수들: 한 번은 치프테한 헌병대에서 입산 신고를 생략했다가 메이단에서 순찰대 지프에 걸린 적이 있습니다. 벌금을 물진 않았지만 20분 동안 잔소리를 들어야 했죠. 등반 경로는 반드시 신고하세요. 또 하나는 양해를 구하지 않고 요뤼크족 캠프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다행히 목동이 차 한잔하고 가라며 손짓해 주었지만, 사진 촬영 전엔 꼭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새벽 정상 등반을 위해 카라괼에서 캠핑하시겠어요, 아니면 메이단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뒤 해발 2,000m에 있는 펜션(Pansiyon)에서 주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