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 브레컨 비컨스: 스토레이 암스에서 출발하는 펜 이 판 호스슈 능선
A470 도로에 있는 스토레이 암스 주차장(그리드 참조 SN 982 215)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종종 닫혀 있는 간이 화장실 외에는 별다른 편의 시설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펜 이 판 정상을 직접 다녀오는 왕복 코스는 6.5km 거리로, 고도 440m에서 시작해 886m 정상까지 오르며 여유로운 걸음으로 3~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스토레이 암스 → 펜 이 판 → 콘 두(Corn Du) → 크리빈(Cribyn) → 판 이 빅(Fan y Big)을 거쳐 돌아오는 정통 호스슈(말발굽) 코스는 18.5km에 달하며 휴식 시간 포함 7~8시간이 걸립니다. 저는 6kg짜리 배낭을 메고 이 긴 코스를 달렸습니다.
지형을 살펴보면 콘 두 안부까지는 풀이 무성한 군사 훈련장 느낌이고, 그 이후로는 크리빈의 서쪽 사면을 따라 양옆으로 200m 아래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칼바위 능선이 이어집니다. 3월의 강풍에 몸이 옆으로 밀릴 정도였죠. 스토레이 암스에서 시작되는 그 유명한 일명 "고속도로" 길은 곳곳이 깊게 파인 도랑처럼 침식되어 있습니다. 노이아드(Neuadd) 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하는 마지막 3km 구간은 잔돌이 많고 질척이는 늪지대이므로 반드시 발목을 꽉 잡아주는 등산화를 신으셔야 합니다.
카디프에서는 차로 1시간 10분 거리입니다. 브레컨 지역에는 55파운드부터 시작하는 B&B 숙소들이 있습니다. 산악 날씨는 순식간에 뒤바뀝니다. 오전 8시에 9°C의 기온으로 출발했는데, 정상에 다다랐을 때는 2°C의 맹추위 속에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다시 해가 쨍쨍할 때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한여름에 가시더라도 OS OL12 지도, 나침반, 호루라기, 1.5L 이상의 물, 그리고 비상용 텐트(보시 백)는 꼭 챙기세요. 일요일 아침 능선은 사람들로 무척 붐빕니다. 고즈넉한 산행을 원하신다면 오전 6시 30분에 일찍 출발하시거나 폰트 아르 다프(Pont ar Daf)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한 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점이 있었는데요. 영국 공군(RAF) 훈련병들이 무거운 짐을 메고 기록 측정을 하며 지나가고 있는데도, 정상의 돌무더기(케언)를 마치 개인 셀카 스튜디오인 양 독차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산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럴 마음이 없다면 오지 마시고요.
마지막으로 논란거리 하나: 과연 이 호스슈 코스는 인파가 너무 몰려 과대평가된 걸까요, 아니면 크리빈 동쪽 사면의 풍경이 진정 압도적이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지만, 반드시 사람이 적은 시간대나 비수기를 노려야 합니다.
일정 체크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