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애월, 고기국수 한 그릇에서 노을 한 잔까지
#야외데이트 ##제주도
제주 애월은 늘 바람이 먼저 반겨준다.
공항을 빠져나와 차를 몰고 애월 해안도로에 들어서면,
그 순간부터 마음은 이미 여행 모드로 전환된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고기국수였다.
딱히 거창한 계획 없이 ‘배고프니까’ 찾은 곳.
하지만 그 한 그릇이 여행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진한 돼지육수에 부드러운 고기, 쫄깃한 면발까지.
비빔으로 먹어도, 따뜻한 국물로 먹어도
속이 풀리는 느낌이랄까.
조용히 후루룩거리며 먹고 있으니
이게 바로 제주에서만 누릴 수 있는 사치란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달렸다.
해가 중천에 떠도 이 길은 늘 여유롭다.
푸른 바다와 검은 현무암이 어우러진 풍경이
그저 창문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중간중간 커피 향이 솔솔 나는 카페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 중 ‘해지개’라는 카페가 유독 눈에 띄었다.
이름부터 벌써 노을을 품고 있지 않나.
해질 무렵 들르면,
바다 건너 붉게 물드는 하늘과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수플레 하나 시켜놓고
스르르 퍼지는 햇살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노을이 내려앉을 땐, 애월이 가장 아름답다.
해안선 따라 빛이 깔리고,
바람은 살랑거리고,
길가는 사람들조차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시 고기국수를 떠올렸다.
그때 그 한 그릇이 시작이었고,
이 노을이 끝이라면
애월에서의 하루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한 편의 시처럼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