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에 들어서는 순간, 십만 그루의 대나무가 동시에 휘어집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발끝에서 퍼져 나가 마치 녹차 콜드브루 차 한 잔에 몸을 담그는 듯합니다. 케이블카가 아침 안개를 뚫고 지나갈 때, 대나무 자고새의 날개가 차창을 가로질러 날아가며 덧없는 먹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령운정" 정상에 오르는 순간, "대나무 물결"이 무엇인지 갑자기 깨닫게 됩니다. 바람이 부는 곳, 산 전체가 굽이치는 곡선은 마치 동파 선생이 글을 쓸 때 펜이 휘는 것과 같습니다. 산에서 내려올 때, 마른 대나무 껍질 몇 개를 일부러 부수었는데, 바삭바삭한 소리가 진흙 구덩이에서 낮잠을 자던 지렁이를 깨웠습니다. 그 기어가는 궤적은 명나라 자사 장인들이 차 쟁반에 새긴 문양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눈을 감고 "에메랄드 복도"에 서 있으면 대나무 마디가 솟아오르는 미묘한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이는 섬유로 시간이 짜여지는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