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샨의 가을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새벽녘, 안개는 산과 숲이 내뿜는 하얀 베일과 같습니다. 할라하 강은 안개 속을 유유히 흐르고, 수증기로 물든 가을빛은 마치 젖은 그림 같습니다. 카메라는 이 시적인 아름다움의 만분의 일만 포착할 수 있고, 나머지는 눈으로만 담을 수 있습니다. 졸졸 흐르는 물은 생기 넘치는 가을을 가로질러 흐르고, 피어오르는 안개는 아르샨의 아침을 밝게 비춥니다.
7시 30분, 호수는 하얀 베일에 싸인 신비로운 풍경입니다. 9시 방향의 바람이 안개의 베일을 걷어냅니다. 배 한 척이 수묵화에서 천천히 나와 거울을 가르고, 노랗고 푸른 산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제야 "위아래 하늘은 광활한 푸른빛이다"라는 속담을 이해하게 됩니다. 아르샨의 가을극장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푸른 하늘이 푸른 물속으로 뛰어들어 빛으로 반짝입니다. 노랗고 푸른 숲은 가을이 엮어낸 벨벳 카펫처럼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싱안 산맥을 향해 뻗어 있습니다. 분화구 가장자리에 서서 영겁의 세월 동안 마르지 않은 푸른 연못을 바라보면, 물은 흐르는 생명이고, 바위는 얼어붙은 시간이며, 죽음과 생명이 이곳에서 서로 껴안습니다. 카메라 렌즈는 세상의 광활함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빛과 색의 가장 강렬한 충돌은 포착합니다.
가을빛으로 물든 사파이어처럼 진달래 호수는 아르산 숲 한가운데 조용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정처럼 맑은 코발트 블루빛 물은 호숫가의 하얀 자작나무와 다후리안 낙엽송의 황금빛을 반사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면 호수는 완벽한 거울이 되어, 떠도는 구름과 호수를 둘러싼 다채로운 숲을 또 다른 대칭의 세계로 감싸 안습니다. 가끔 물새 한 마리가 날아가 수면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마치 자연이 빛나는 원고의 한 페이지를 부드럽게 넘기는 듯합니다.
천지호의 고요함과 그 반사를 뒤로하고, 저는 다시 한번 할라하 강의 탄생과 솟구침을 목격합니다. 화산암에 부딪히는 물살, 눈 덮인 파도가 기슭에 부딪히는 소리. 숲은 너무 깊어 하늘은 보이지 않고, 오직 흐르는 물소리만 들립니다. 숲의 고요함은 호수의 잔잔한 물결을 필요로 하지만, 그 거대한 영혼은 끊임없이 흐르는 물소리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아르산의 가을, 안녕! 솟구치는 의식과 함께하는 작별은 완벽합니다! 모든 사진이 배경화면이 됩니다!